'볼쇼이의 러시아 오페라' 오페라의 엘도라도, 볼쇼이 가극장의 전성기가 여기 축약되었다! 러시아는 서양음악사의 주변국이었지만 위대한 작곡가들의 등장에 힘입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다음을 차지하는 클래식 음악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오히려 연주계에 있어서는 20세기 이래 클래식 최강국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오페라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서구 오페라보다 훨씬 웅혼하고 토속적이며 유별난 ‘오페라의 엘도라도’이면서도 언어적인 문제 때문에 국제성을 획득하지 못한 상황인 것이다. 이 DVD는 러시아 오페라의 귀한 레퍼토리를 192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볼쇼이 극장을 빛낸 명가수들의 노래로 수록하여 이 엘도라도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 준다. 차이코프스키 오페라가 전체 분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글링카, 무소르그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다르고미스키 등 국민악파의 오페라도 풍부히 담았다. 가수로는 표도르 샬리아핀, 마르크 라이쩬, 이반 페트로프(이상 베이스), 세르게이 레메셰프, 이반 코즐로프스키(이상 테너), 갈리나 비쉬네프스카야(소프라노), 엘레나 오브라츠초바(메조소프라노) 등이 출연한다.

러시아 연방의 수도 모스크바에 있는 볼쇼이 극장은 페체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과 쌍벽을 이루는 러시아 공연예술의 본산이다. 볼쇼이는 ‘크다’는 뜻이며 정식명칭은 ‘러시아 국립 아카데미 대극장’이다. 1776년 예카테리나 2세의 명으로 만들어졌다. 몇 차례의 큰 불로 재건을 되풀이하였고, 현재의 건물은 1856년에 완성하여 1958년에 개수한 것이다. 안톤 루빈슈타인, 차이코프스키, 라흐마니노프 등이 자신의 작품을 지휘한 바 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오페라와 발레의 상설극장으로서 전속 음악가, 합창단, 발레단, 관현악단 및 부속학교 등이 있으며, 매년 9월부터 이듬해 6월에 걸쳐 날마다 공연한다. 객석 수는 2,150석! 이며 2005년 여름부터 대대적인 개보수에 돌입한다.

이 DVD의 구성을 보면 남성 가수의 비중이 여성 가수보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러시아 오페라가 역사 오페라, 민중 오페라 위주로 발전하면서 묵직한 남성적인 성향을 강조한 탓이 크다. 차이코프스키에 이르러서야 남녀의 균형을 맞추게 되었다.